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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제로 웨이스트, 지속가능 본문

생각한 것들

비건, 제로 웨이스트, 지속가능

씨슬 2020. 5. 31. 18:21

고등학교의 내게 가장 중요한 건 내 입시였겠지만 그 못지 않게 한국뿐 아닌 전세계적 페미니즘 리부트에 관심이 갔고, 필요했고. 고등학교를 페미니즘 입문에 (사실 엄청난 페미전사 각성 이런 건 아니었고 개념과 내가 어떤 종류의 차별을 받았는 지 구분할 수 있게된)시간을 보냈다면 대학교는 페미니즘 안에서도 내가 어떤 담론에 더 동의하는 지 알게되고, 동시에 미뤄왔던 비거니즘을 제대로 마주하는 시간이었다.

비거니즘을 어렴풋이 알았던 건 꽤 오래되었을 것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비건이란 용어가 아니더라도 채식주의자로라도 들어봤을 거니까. 공장식 축산업의 문제점은 익히 알고 있었고 건강하고 좋은 먹이를 먹는 동물을 보여주다가 바로 도축된 고기가 놓여져있는 장면을 보면 고기를 못 먹겠을 때. 그런 것들이 누적되었어도 외면하고 분리해오던 시간을 거쳐 이제 마주보게 되었다. 사실 발화점은 어이없게도 내가 좋아하는 언니가 페스코를 실천하게 되었다고 밝힌 이후부터다. 멋살멋죽인 내가 어쩌면 약간 동경하는 그리고 많이 좋아하는 언니가 동기였고, 난 반려동물과 함께 살았고, 이미 문제점은 인식한 상태였고. 이런 이유들이 합쳐져 시작할 수 있었다.

첫 시작은 플렉시로 시작했다. 이전과 플렉시테리언의 차이는 내가 식사메뉴 결정권이 있을 때는 고기를 택하지 않는다는 것. 다만 고기의 형체가 없지만 동물성 성분이 들어간 것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 시작을 이렇게 점진적으로 택한 것이 아주 좋은 선택이었던 것같다. 그래서 쉽게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 이 과정 속에서 생각보다 네발동물, 조류 안먹기 조차도 매우 선택권이 적은 일이구나를 느꼈다. 이 시기에는 죄책감이 많이 들었다. 지금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맛은 있었기때문에.

이후에는 혼밥이 잦아서 점차 페스코로 살게 되었는데 코로나로 본가에서 살다보니 또다시 플렉시테리언이 되었다. 선언은 하지않고 식탁에 올라와 있어도 먹지않는 걸 한달 정도 하고 공식적으로 선언한 이후에는 식단 자체가 많이 바뀌어서 채소야채가 풍성해져서 먹기도 수월해졌고, 무엇보다도 가족이 고기 먹을 때는 장소가 대부분 분리되어졌다. 이젠 고기는 먹을 수 없는 것, 먹는 범주가 아닌 것으로 분류되어서 죄책감 시기를 넘어 맛이 느껴지지 않는 시기가 되었고(맛있는 고기와 맛없는 고기를 구분하지 못함) 식사 자리에서 고기가 먹고픈 감정이 없어졌다. 매우 건강하고 식사량이 늘어서 걱정이다.

앞으로 또 실천사항이 있다면 이젠 정말 제로 웨이스트를 해야겠다는 것. 동시에 비건이 아닌 것들을 비건으로 교체하는 일을 더 확실히 할 것이며 미니멀리즘을 실천할 것. 내가 비건을 하는 이유는 동물권과 동시에 환경오염도 있으니 제로 웨이스트와 미니멀리즘이 필수불가결하게 이루어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적은 소비와 적은 배출. 그것이 비건을 더 확실히 전달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비건을 지향한 이후로 삶이 풍족해졌다. 왜인지 행복도 늘고 자신에도 충실해졌다. 이것이 지속되어 이젠 주변에도 비건이 생기면 좋겠다. 가장 좋은 것은 내 모습이 좋아보여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싶어하는 것. 그럴 수 있도록 좋은 비건이 되고 싶다.